• 주민등록인구 집착서 벗어나 ‘관계인구’·’체류인구’ 중심 정책 재편 절실
  • ‘듀얼 라이프(Dual Life)’ 지원과 과감한 규제 혁신으로 강원 남부 삶의 지평 넓혀야

강원 남부 4개 시·군(삼척, 태백, 정선, 영월)의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웅장한 백두대간의 절경 뒤로 짙게 드리운 그림자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수년째 고질적으로 지속되는 ‘지역소멸’의 위기다. 전통적인 산업 생태계가 재편되고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심화되면서, 기존의 정주시책이나 거점 지원만으로는 가파른 인구 감소세를 막아서기엔 확연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숫자 맞추기식 주민등록 인구 증대라는 과거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을 살리는 힘은 숫자가 아닌 ‘사람의 교류와 온기’에서 나온다. 강원 남부 4개 시·군이 수세적인 방어전에서 벗어나 생존을 도모하려면, 기존 틀을 완전히 깨부수는 획기적이고 공격적인 인구 증대 패러다임이 시급하다.

‘주민등록인구’에서 ‘생활인구·관계인구’로의 시각 대전환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인구를 바라보는 개념의 확장이다. 이제는 주소지를 옮긴 ‘정주인구’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 머물며 소비하고 활력을 불어넣는 ‘생활인구(체류인구)’와 ‘관계인구’를 정책의 핵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

이미 전 세계적인 흐름이 된 원격근무와 ‘솔로프레너(1인 기업)’의 부상 , 그리고 워케이션(Work+Vacation) 열풍은 주거의 정형성을 깨뜨리고 있다. 강원 남부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탁 트인 뷰는 도심의 빌딩 숲에 지친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최적의 오피스가 되어준다. 주말이나 한 달 중 일주일 이상을 강원 남부에서 먹고 자며 활동하는 ‘5도 2촌(5일은 도시, 2일은 농촌)’ 내지 ‘듀얼 라이프(Dual Life)’ 거주자들에게 과감하게 행정·복지 혜택을 부여하는 ‘강원 남부 시민증(가칭)’ 시스템 도입을 검토해 볼 만하다.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더라도 지역 특산품 할인, 공공시설 이용 혜택, 공유 오피스 제공 등을 통해 지역과의 심리적·실질적 거리를 줄여준다면, 이들은 단순한 외지인이 아닌 강원 남부의 든든한 서포터이자 실질적 경제 주체로 거듭나게 된다.

국방·산림 규제 해제와 파격적인 ‘기회발전특구’ 인프라 구축

사람이 모이려면 궁극적으로 일자리와 삶의 터전이 가꿔져야 한다. 강원 남부 지역의 개발을 가로막아 온 대표적인 걸림돌은 중첩된 산림 및 환경, 군사 규제다. 최근 강원특별자치도가 접경지역 및 도내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국방부에 강력히 건의하며 규제 물꼬를 터뜨리고 있듯, 강원 남부 역시 과감한 규제 완화를 기치로 내걸어야 한다.

폐광 지역 및 임도 자원을 활용해 산림 레저, 웰니스,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산업을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규제 프리존(Free-Zone)’을 과감히 지정해야 한다. 여기에 파격적인 세제 감면과 부지 제공을 약속하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청년 창업가와 중소·중견기업을 끌어들인다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났던 지역 유망주들이 다시 돌아오는 선순환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고원·해양 자원을 결합한 글로벌 웰니스 & 관광 거점화

강원 남부는 해발고도가 높은 태백·정선의 청정 고원지대와 삼척의 맑은 동해 바다, 영월의 역사·문화 자원이 촘촘히 연결된 천혜의 보물창고다. 최근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아스트로 투어리즘(별빛 여행) , 젠틀 피트니스 , 디지털 디톡스 웰니스 등은 모두 강원 남부가 이미 최적의 인프라를 보유한 분야들이다.

단순히쳐다보고 지나가는 1회성 관광지를 넘어, ‘최소 일주일 이상 머무르고 싶은 웰니스 거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최근 강원관광재단이 체류형 레저 상품인 ‘레저모음.zip’을 내놓았지만, 가시적 성과없이 단발성 행정으로 끝나선 안될 일이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숙박과 지역 고유의 문화·레저 액티비티를 묶은 고품격 체류형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사람의 발길이 오랫동안 머무는 곳에 비로소 상권이 살아나고 지역의 활력이 피어난다.

지역소멸은 더 이상 좌고우면하며 시간을 끌 수 있는 느긋한 문제가 아니다. 기존의 정주인구 늘리기 정책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자인하고, ‘관계인구 확충’과 ‘과감한 규제 혁신’이라는 쌍두마차를 굴려야 할 때다. 강원 남부 4개 시·군이 상생의 연대를 구축하고 ‘삶의 영역을 공유하는 차세대 로컬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때, 지방소멸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가장 매력적인 ‘삶의 대안지’로 화려하게 반전할 수 있을 것이다.

By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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