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본부, 발굴 완료 부지서도 유물 확인… “기존 조사 신뢰성 흔들려”

[로컬라인=편집국]

강원특별자치도청 신청사(춘천 동내면 고은리) 건립 공사가 9월 2일 전격 중단됐다. 시민단체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중도본부)가 공사 부지에서 유물 97점을 발견해 신고하면서다. 불과 일주일 전인 8월 25일에는 같은 단체가 “고은리 이전이 현 청사 재건축보다 1,500억 원 더 비싸다”며 사업 백지화를 촉구한 바 있어, 비용 논란과 유적 논란이 동시에 터진 모양새다.

춘천시는 9월 2일, 강원도청 신청사 공사 현장에서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즉시 공사중단 조치를 내렸다. 신고자는 시민단체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이하 중도본부)다. 춘천시는 이 사실을 강원특별자치도에 공식 통보했으며, 시 실무진이 같은 날 오후 현장을 방문해 신고 내용을 직접 확인할 계획이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중도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9월 1일 진행한 자체 현장조사에서 발견된 유물은 총 97점이다. 문제는 발견 위치다. 단순히 새로운 구역이 아니라, 이미 “발굴이 끝났다”며 흙을 다시 덮은(복토) 부지애초 정밀발굴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던 부지, 두 곳에서 동시에 나왔다는 점이다.

복토부지에서 67점 발굴
(석기 3 · 기와 5 · 토기·도기 59)
정밀발굴조사 미실시 부지에서 30점 발굴 (기와 9 · 토기·도기 21)총 97점 발견

왜 문제가 되나

국가유산청은 지난 7월 23일 ‘유적발굴과-10583’ 공문을 통해 강원도에 발굴완료를 통보하면서 “공사 중 국가유산으로 의심되는 유구·유물 등이 발견되면 즉시 공사를 중지하고 그 현상을 변경하지 말고 신고하여야 한다”고 명확히 지시한 바 있다. 이번 발견은 이 지시 이후, 그것도 “이미 끝났다”고 판정된 구역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애초에 “발굴이 다 끝났다”고 흙까지 덮었던 곳에서도 유물이 또 나왔다는 것은 처음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사조차 하지 않은 구역에서도 유물이 나왔다면, 그 구역 전체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지난 5월 19일 ‘유적발굴과-1002’ 공문으로 전체 표본조사 대상지 가운데 6,598㎡에 대해서만 정밀발굴조사를 허가했다. 즉 조사 범위 자체가 처음부터 한정돼 있었는데, 정작 그 범위 밖에서도 유물이 나온 셈이다.

<사진> 강원도청 신청사 건립사업부지에서 공사 중 파손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의 일부

중도본부의 요구 사항

중도본부는 국가유산청 유적발굴과에 ‘긴급 강원도 신청사 공사현장 대량의 매장유산 발견신고 및 긴급 보존조치 촉구’라는 제목으로 신고서를 접수하며, 다음 8가지를 요청했다.

  • 발견 지역 공사 즉각 중지 및 현장 보존
  • 국가유산청의 직접 현장 확인
  • 발견자(중도본부) 참여 하에 현장점검 진행
  • 발견물에 대한 전문가 감정
  • 67점이 나온 발굴완료·복토부지 재확인
  • 30점이 나온 정밀발굴조사 미실시 부지에 대한 정밀발굴조사 실시
  • 기존 조사 결과의 적정성 재확인
  • 이번 신고에 대한 현장확인 여부·공사중지 여부·재조사 여부 등 처리결과 서면 통보

결국 문화유산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강원특별자치도 신청사 공사는 계속 중단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은 이제 국가유산청으로 넘어갔다.

일주일 전 예고편, “고은리로 가는 게 더 비싸다”

사실 이번 유물 발견 이전에도 중도본부는 이미 신청사 이전 사업 자체에 제동을 걸고 있었다. 8월 25일, 중도본부는 강원특별자치도청 정문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은리 이전 신축사업 백지화와 부지선정 과정 전면 재검증을 촉구했다. 근거로 든 것은 사업비 비교였다.

구분사업 방식사업비근거
기존안현 청사 부지(춘천 봉의동) 재건축약 3,500억 원강원도 2023.3.10. 공문
추진 중고은리 이전 신축약 5,000억 원현재 진행 중인 사업 규모

차액은 약 1,500억 원. 중도본부는 강원도가 애초 “후보지별 경제성 등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던 점을 문제 삼았다. 중도본부가 정보공개청구를 했더니, 강원도는 최종 후보지 2곳(고은리·우두동) 외에는 공사비 검토자료나 비교자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회신했다는 것이다. 즉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는 설명과 달리, 실제 비교 문서는 남아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도본부는 이날 도청 이전이 춘천 원도심의 상권·부동산·도시기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강원도민과 춘천시민이 참여하는 공개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고은리 도청 이전 백지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강원도에 직접 전달했다. 당초 신청사 부지 선정 계획은 1단계 도청사(10만㎡) 건립에 이어, 2단계 공공기관 입주 용지(30만㎡), 3단계 서울 상암 DMC를 모델로 한 미디어단지 등 상업·업무지구(60만㎡)까지 더해 총 100만㎡ 규모의 행정복합타운을 조성한다는 큰 그림이었다. 2026년 상반기 착공, 2028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였다.

도청 이전 추진 경과

2022.12.20   강원도 신청사 부지선정위원회, 춘천 동내면 고은리(443번지 일원)를 최종 부지로 확정. 우두동 옛 농업기술원 부지와 경합 끝에 100점 만점에 86.8점으로 선정 (우두동은 75.6점)

2023.02~03   국도 우회도로 신설 계획과 연계해 고은리 내 세부 위치를 443번지→373번지로 재조정 (대룡산 방면 약 300m 이동)

2026.05.19   국가유산청, 표본조사 대상지 중 6,598㎡에 대해서만 정밀발굴조사 허가

2026.07.23   국가유산청, 강원도에 발굴완료 통보. “공사 중 의심 유물 발견 시 즉시 중단·신고” 조건부 지시

2026.08.25   중도본부, 기자회견 개최. “고은리 이전이 현 청사 재건축보다 1,500억 원 비싸다”며 백지화 촉구 서한 전달

2026.09.01   중도본부, 자체 현장조사로 신청사 부지에서 유물 97점 발견

2026.09.02   중도본부, 국가유산청에 긴급 신고 / 춘천시, 신고 접수 후 공사중단 조치 및 강원도 통보

비용 논란 + 유적 논란, 왜 같이 봐야 하나

두 이슈는 별개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로 연결된다. 애초 “여러 후보지의 경제성을 비교했다”는 강원도 설명과 달리 실제 비교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그 부지에서 정식 발굴조사로도 걸러지지 않은 유물이 대량으로 확인된 것이다. 중도본부 입장에서는 “애초 검증이 허술했던 부지 선정 과정”, “허술했던 발굴조사”라는 같은 성격의 문제가 두 번 반복해서 드러난 셈이다.

구분8월 25일 문제 제기9월 1~2일 문제 제기
이슈사업비 비교자료 부재발굴 완료 판정 부지에서 유물 재발견
핵심 주장고은리行이 1,500억 원 더 비싸다기존 발굴조사가 부실했을 가능성
요구 사항이전 백지화, 공개 공청회공사 중지, 국가유산청 직접 확인, 재조사
현재 상태강원도 공식 반박 미확인춘천시 공사중단 조치 완료, 국가유산청 판단 대기

앞으로 지켜봐야 할 지점은 먼저, 국가유산청의 공식 판단이다. 이번에 발견된 97점이 실제 국가유산(문화재)으로 인정되는지가 최대 분수령이다. 인정될 경우 공사 중단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 다음으로 재조사 범위 확대 여부다. 애초 정밀발굴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구역까지 조사가 확대될지가 핵심이다. 이와 함께 부지 재검토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비용 논란과 유물 발견이 겹치면서 “현 청사 부지 재건축으로 되돌리자”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2일 현재까지 강원도의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어떤 형식으로든 입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도의 입장 발표 내용에 따라 도청 이전이 봉의동 등 원도심 상권·부동산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공청회 요구도 나올지 함께 살펴볼 대목이다.

중도본부는 어떤 단체인가

춘천중도선사유적지보존본부(중도본부)는 원래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건설에 반대하며 활동을 시작한 시민단체다. 중도(의암호 안의 섬)는 고인돌 101기, 집터 917기, 구덩이(수혈) 3,555기가 확인된 국내 최대 규모급 선사시대 유적지로 알려져 있다. 2010년대 이곳에 레고랜드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유적 훼손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2017년에는 발굴업체의 유물 보관 상태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도본부는 이 활동을 이어오며 최근에는 활동 무대를 강원도청 신청사 이전 문제로 넓혔다.

※ 본 기사는 2026년 9월 2일까지 확인된 언론 보도(헤럴드경제 등) 및 공개 자료와 익명의 춘천시민들로부터 받은 제보 및 전화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이후 상황 변화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며, 강원도·국가유산청의 공식 입장이 나오는 대로 후속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By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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