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안부 이달 재지정 앞두고 산정 왜곡 논란… 저밀도·접경지역 위기 제대로 반영 못 해
  • 인구밀도 표준화 왜곡·군부대 착시로 인제·양구 등 경계선 위태… 지정 탈락 땐 ‘재정 절벽’
  • 지정 수 지키기 넘어 ‘로그변환·민간인구 보정·생활인구 반영’ 등 제도 개선 이끌어야

[로컬라인=기획보도]

정부가 5년 주기로 시행하는 ‘인구감소지역’ 재지정 고시를 이달 앞둔 가운데, 현행 산정방식이 강원도의 지리적·구조적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해 ‘착시와 왜곡’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정 유지 여부에 따라 향후 5년간 연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 배분과 각종 국고보조사업 및 세제 특례가 좌우되는 만큼, 강원도가 ‘지정 시·군 수 방어’를 넘어 산정 지표 체계 전반의 제도적 개편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법적 근거와 현주소… 5년 주기 재지정, 강원도 시·군 운명 가른다

현행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과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율, 고령화비율, 조출생률, 재정자립도 등 8개 지표를 종합한 ‘인구감소지수’를 산정해 5년 단위로 인구감소지역을 지정·고시한다. 2021년 10월 첫 지정 당시 전국 89개 시·군·구가 인구감소지역으로 묶였으며, 강원도는 18개 시·군 중 12개 시·군(삼척, 태백, 정선, 영월, 평창, 양양, 고성, 철원, 화천, 양구, 인제, 홍천, 횡성 등)이 감소지역으로, 4개 시·군(강릉, 동해, 속초 등)이 관심지역으로 지정됐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면 매년 1조 원 규모로 투입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집중 배분을 받는 것은 물론, 지방교부세 특별 지원, 중소기업 조세 감면, 사회기반시설(SOC) 우선 투자 등 총 36개에 달하는 법적·제도적 특례 지원을 받는다. 반대로 이번 재지정에서 탈락하거나 관심지역으로 강등될 경우 당장 지방재정과 소멸 대응 사업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 국회 등에서 지정 해제 시에도 연착륙을 돕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 지표 왜곡의 함정… ‘극단값 기준’에 눌리고 ‘군인 착시’에 갇혀

문제는 현행 인구감소지수 산출 공식이 강원도와 같은 ‘광역 면적·저밀도·접경지역’의 위기를 오히려 은폐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정책 분석(정책톡톡 제48호)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등 도심 고밀도 극단값을 기준으로 인구밀도를 표준화(정규화)하면서 전국 저밀도 시·군 103곳의 지표값이 0.01 미만으로 극단적으로 짓눌렸다. 이 중 강원도 시·군만 15곳에 달한다. 특히 전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인제군은 표준화값이 사실상 ‘0’으로 수렴돼 면적 대비 극단적 인구 희박 상태가 지수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또한 군부대 상주 인구로 인한 통계 왜곡도 심각하다. 조출생률, 고령화비율, 유소년비율 등 3개 지표는 상호 상관계수가 0.7~0.8에 달해 유사한 정보를 중복 반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접경지역은 직업군인 등 젊은 군 관련 가구 영향으로 조출생률이 민간 정주 여건보다 왜곡되어 높게 산출된다. 실제로 인제군은 인구밀도가 전국 최하위임에도 조출생률 지표는 전국 219위(상위권)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인 것처럼 둔갑했다.

그 결과 인제, 양구, 속초 등 도내 일부 시·군이 실제 심각한 지역소멸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정 탈락 경계선(임계구역)에 놓이는 불합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 대안과 과제… “공정한 잣대 마련, 강원도가 선도해야”

지역 전문가들은 강원도가 단순히 “우리 지역을 빼지 말아 달라”는 식의 읍소형 정치적 방어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통계의 정합성을 바탕으로 한 5대 대안을 중앙정부에 선제 제안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구밀도 지표의 ‘로그변환 표준화’ 도입: 수도권 과밀 도시와 비수도권 군 단위 지자체 간 격차 왜곡을 완화하고, 저밀도 지역의 공간적 분산 비용을 합리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중복 인구구조 지표 통합: 조출생률·고령화율·유소년비율처럼 상관관계가 높은 지표들을 하나의 단일 통합 지수로 묶어 가중치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

접경지역 ‘민간 인구 기준 보정통계’ 병행: 상주 군 병력 및 직업군인 가구로 인한 착시를 걷어내고 실제 민간 정주 여건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생활인구’ 공식 지표 반영 확대: 주민등록인구 중심의 닫힌 행정을 넘어 실제 지역을 오가며 소비와 활력을 불어넣는 체류인구 데이터를 종합 평가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산출 공식 및 가중치 투명 공개: 정부의 지표별 산출식과 가중치 결정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 예측 가능성과 측정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넓은 행정 면적과 산악·접경 지형 탓에 도로, 상하수도, 의료, 대중교통 등 1인당 필수 공공서비스 제공 비용이 수도권의 수 배에 달하는 강원도의 구조적 위기는 단순한 주민등록 숫자만으로 담아낼 수 없다. 이번 재지정 국면에서 전국 농산어촌과 저밀도 지자체가 함께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는 데 강원특별자치도의 주도적인 정책 드라이브가 절실하다.

By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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