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빛 공해 90% 돌파… 가로등 끄고 은하수 켜는 해외 소도시 야간 조례 혁신
  • 바닥형 저조도 붉은 조명·간판 소등 결합… ‘천문 관측+지역 숙박’ 고부가가치 전환

[로컬라인=글로벌라이프]

“밤 9시가 되면 도시 전체가 우주로 들어갑니다.” 인공조명으로 뒤덮인 불야성의 도시를 떠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쏟아지는 밤하늘 은하수를 감상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여행자들이 늘어나며 유럽과 북미의 산간 소도시들이 ‘아스트로 빌리지(Astro-Village, 별빛 특화 마을)’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 단체와 천문학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80% 이상이 인공조명으로 인한 심각한 ‘빛 공해(Light Pollution)’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에 맞서 프랑스 피레네산맥 인근의 소도시들과 미국 애리조나·유타주의 산간 마을들은 밤하늘의 칠흑 같은 어둠을 ‘최고의 천연 관광 자원’으로 규정하고 마을 차원의 파격적인 조례 개정에 나섰다.

아스트로 빌리지의 핵심 운영 방식은 철저한 ‘빛 통제’다. 하늘로 새어나가는 백색 가로등을 전면 철거하고 보행자의 안전만 겨우 확보하는 바닥형 3000K 이하의 저조도 붉은색 갓등으로 교체했다. 밤 10시 이후 상가 간판의 소등을 의무화하는 대신, 관광객들에게는 휴대용 적외선 플래시와 망원경을 대여하며 전문 천문학자의 해설이 곁들여진 야간 별빛 투어를 진행한다.

빛을 끄자 놀라운 경제적 반전이 일어났다. 단순히 낮 동안 머물다 떠나던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밤하늘의 은하수를 보기 위해 마을 게스트하우스와 캠핑장에서 며칠씩 묵어가며 숙박업과 야간 로컬 식음료 매출이 급상승한 것이다. 전기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약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밤하늘이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글로벌 브랜딩을 획득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아스트로 빌리지’ 모델은 국내 최고의 청정 고원과 별빛 관측 환경을 자랑하는 강원 남부권(영월, 태백, 정선, 삼척)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국내 대표 천문대인 별마로천문대를 품은 영월의 영월읍·봉래산 자락, 해발 1,200m 바람의 언덕을 둔 태백 매봉산 매봉마을, 영화 속 엽기소나무 아래 은하수가 흐르는 정선 신동읍 새비재 마을 등은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각 지자체가 산간 마을 단위로 야간 조명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마을 주민 주도의 천문 투어와 팜스테이를 연계한다면 강원 남부권 전체를 세계적인 ‘백두대간 은하수 밸리’로 완성할 수 있다. 별을 보기 위해 기꺼이 어둠을 선택하는 로컬의 역발상이 지속 가능한 웰니스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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