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척, 세종 원정 규탄대회 두 차례에 시의회 철회 성명까지 가세… “선(先)선정·후(後)검토 중단하라”
  • 태백 현대위 “근거 없는 환경파괴 오명”… 종교계까지 나서 62개 교회 유치 지지
  • 투자 1조1400억·고용 425명 vs 백두대간·오십천 훼손 우려… 공은 농식품부로

[로컬라인=태백·삼척]

지난 8월 25일 본지가 태백시의 초대형 양계시설 유치 추진과 삼척 지역사회의 반발을 처음 보도한 이후, 3주 만에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삼척은 시의회까지 나서 공식 철회 성명을 채택했고, 세종 정부청사 앞에서만 두 차례 규탄대회를 열었다. 태백도 가만있지 않았다. 지역대책위가 반박 성명을 내고 종교계까지 유치 지지에 가세했으며, 시민들은 직접 세종을 찾아 “공모 결과를 빨리 발표해달라”고 요구했다. 단순한 지자체 갈등을 넘어, 이제는 정부의 공모 선정 결과 하나에 두 도시의 명운이 걸린 모양새다.

■ 다시 보는 사업 개요… ‘태백스마트축산단지’는 무엇인가

논란의 사업명은 ‘태백스마트축산단지 조성사업’이다. 태백시 상사미동 산 65-2번지 일원에 320만 마리 규모의 산란계(달걀 낳는 닭) 농장을 짓는 사업으로, 태백시는 지난달 21일 농림축산식품부의 ‘2026년 스마트축산단지 조성사업’ 공모에 신청서를 냈고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알려진 투자 규모는 1조1400억 원, 예상 고용 인원은 약 425명이다. 애초 논란이 됐던 ‘가농바이오'(경기 포천 악취 민원 이력) 유치설과 170억 원대 보조금 지원설에서, 사업 정보가 구체화되며 규모가 더 커진 셈이다. 스마트축산단지 공모 자체는 민가 인근·노후 축사를 여건이 좋은 곳으로 이전·집적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악취·방역 문제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지난 2월 시작됐다.

■ 삼척, 세종 두 차례 원정 규탄대회… 시의회까지 철회 성명

삼척 지역사회의 대응은 속도를 냈다. ‘태백스마트축산단지 반대 삼척 범시민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앞에서 주민 150여 명이 참여한 1차 규탄대회를 열고, 환경·입지 검증 없이 사업을 먼저 선정하고 나중에 따지는 ‘선(先)선정·후(後)검토’ 방식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9일에는 삼척시의회가 본회의에서 ‘태백 상사미동 초대형 산란계 농장 건립 추진 철회 촉구 성명서’를 원안 채택하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못 박았다. 김원학 삼척시의회 의장은 협의 없는 사업 추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갈등은 10일 정점을 찍었다. 공대위는 이날 태백시청 앞에서 ‘태백·삼척 상생촉구대회’를, 같은 시각 세종 농식품부 앞에서 2차 규탄대회를 동시에 열었다. 하루 계분 발생량, 대규모 용수 사용, 악취 확산 범위, 사업자의 1조원대 투자 실현 가능성, 고원지대 입지에 따른 물류·에너지 비용, 계란 공급시장 영향까지 사업 추진 전 공동 조사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다. 특히 공대위는 태백시 내 화전동·철암동 등을 대안 입지로 거론하며, 환경적으로 안전하다면 왜 굳이 삼척 도계·하장 생활권과 수계에 가까운 현재 위치를 고집하는지 설명하라고 압박했다. 태백·삼척·주민·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생협의체와 공동검증 절차 구성도 함께 요구한 상태다.

■ 태백은 “생존이 걸린 문제”… 반박 성명에 종교계까지 가세

태백도 물러서지 않았다. 태백시현안대책위원회(현대위)는 10일 성명을 내고, 법적·행정적 절차를 밟는 사업에 근거 없이 환경 파괴 오명을 씌워 중단시키려 한다며 정면 반박했다. 폐광 이후 산업기반 약화와 인구 감소, 지역경제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스마트축산단지가 새로운 대체산업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환경 우려에 대해서는 공기정화·송풍 건조시스템, 악취·분진 실시간 관제시스템, 오폐수 처리시설, 차단 방역체계가 계획에 반영돼 있고, 사업 예정지가 오십천과 약 4.1km 떨어져 있다고 반박했다. 현대위는 오히려 삼척시의회를 향해 철회 요구 중단과 함께, 태백을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몰아간 데 대한 사과까지 요구했다.

지역 종교계도 힘을 보탰다. 태백지역 62개 교회는 성명을 통해 축산업뿐 아니라 가공·유통·바이오매스·에너지·자원순환 등 연관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유치를 지지했다. 다만 환경영향평가를 통한 수질·악취·분뇨·생태 검증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지난 15일에는 태백시민들이 직접 세종 농식품부를 찾아 공모 결과를 신속히 발표해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전국적인 계란 수급 및 가격 안정,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업을 서둘러 달라는 요구다.

■ 쟁점 비교: 두 도시가 부딪히는 5가지 지점

쟁점삼척 측 주장태백 측 주장
환경 영향백두대간 생태계 훼손, 오십천 상류·지하수 오염 우려오십천과 약 4.1km 이격, 오폐수·악취 관제시스템 구축 예정
절차인접 지역 의견수렴 없는 ‘선선정·후검토’ 방식 반대농식품부 공모 등 법적·행정적 절차 준수 중
경제 효과스마트 축산 특성상 실질 고용창출 미미할 것투자 1조1400억 원, 고용 약 425명, 연관산업 확장 기대
입지태백 내 화전동·철암동 등 대안 입지로 변경 요구현 부지(상사미동)가 사업 계획상 최적지라는 입장
요구 사항공동협의체·공동검증, 공모 불승인 또는 보류신속한 공모 결과 발표, 사업 조속 추진

■ 향후 전망: 공은 농식품부로

농식품부는 지난 2월 공모를 시작해 6월 30일까지 신청을 받았고, 태백시는 8월 21일 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심사 대상에 올라 있다. 문제는 심사 결과 발표 시점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척 공대위는 정보공개청구와 전문가 검증, 필요시 행정·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이고, 태백 시민사회는 반대로 신속한 발표를 압박하고 있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농식품부가 절차적 정당성과 환경 검증을 어느 수준까지 확보한 뒤 발표에 나설지가 이번 갈등의 다음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본지는 공모 결과 발표와 양측 대응을 계속 추적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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