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실 난입해 학생들 앞 폭언·SNS에 담임 실명 유포 등 혐의로 정보통신망법 위반 고발
- 피해 교사 5개월 고통 속 신고 접수 한 달 만에 신속 조치… 교권 침해 엄정 대응 천명
- 7월 이후 피해·민원 접수만 170건… ‘동행지원관 100명’ 배치 등 법적·심리적 보호망 총력 가동
[로컬라인=강원]
무리한 악성 민원과 폭언·협박으로 일선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교육당국이 사법당국 고발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교원 침해에 맞서 강력한 법적 조치로 학교 현장을 지키는 드라마 속 가상의 ‘교권보호국’ 활동이 현실 행정으로 구현됐다는 평가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도내 모 학교 학부모 A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상 협박 및 모욕 등의 혐의로 관할 경찰서에 정식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교육청에 따르면 학부모 A씨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피해 교사의 실명을 무단 공개하고, 수차례에 걸쳐 인신공격성 욕설과 협박성 글을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한 정규 수업 시간에 교실을 무단으로 찾아가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해당 담임교사에게 고성과 폭언을 쏟아내는 등 정상적인 수업 운영을 방해한 혐의도 포함됐다.
피해 교사는 5개월여 동안 홀로 심적 고통을 감내하며 정상적인 학급 운영을 이어오다 최근에야 도교육청 교육활동보호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도교육청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접수 단 한 달 만에 자체 법률 검토와 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마무리하고 전격적인 형사 고발 결정을 내렸다. 통상적인 교권 침해 조사 및 심의 절차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응이다.
도교육청의 이 같은 강경 대응은 무분별한 악성 민원과 교원 침해가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도교육청에 접수된 교육활동 침해 및 악성 민원 관련 지원 요청은 170건에 달한다. 주로 학부모의 폭언과 부당한 간섭, 반복적인 괴롭힘성 민원으로 인한 교직원의 피해 호소가 다수를 차지했다.
도교육청은 교권 침해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도, 교실 내 남겨진 학생과 고발 대상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 대책도 병행하고 있다. 정의국 강원도교육청 교육활동보호팀장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피고발인 자녀를 포함한 학생들의 학습권과 심리적 안정 역시 교육청의 중대한 책무”라며 “상담 지원과 학급 회복 프로그램을 빈틈없이 병행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교육청은 향후 교권 보호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방침이다. 악성 민원인이 학교를 방문하거나 분쟁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즉각 투입되는 ‘교육활동보호 동행지원관’ 100명을 현장에 배치하고, 변호사 자문과 치료비 지원 등 원스톱 법률·의료 지원 체계를 촘촘히 구축해 일선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로컬라인 취재 수첩]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발생한 학부모의 도 넘은 악성 민원은 ‘원만한 해결’이라는 미명 아래 교사 개인의 인내와 희생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강원도교육청의 신속한 형사 고발 조치는 교권 침해를 단순한 감정 대립이 아닌 교실 붕괴를 초래하는 명백한 위법 행위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다만 고발 이후 교실에 남겨진 해당 학부모 자녀의 낙인 효과를 방지하고, 교실 내 다른 학생들의 심리적 불안을 치유하는 섬세한 교육적 후속 조치가 온전히 뒤따라야 진정한 교권 회복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