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가용 대신 기차·도보 이동, 생분해성 장비와 ‘흔적 안 남기기’의 진화
  • 단순한 산행 넘어 ‘지구 회복’과 신체 단련을 일치시키는 글로벌 2030의 새 기준

[로컬라인=글로벌라이프]

거친 자연을 정복하고 한계를 극복하는 데 집중하던 아웃도어 스포츠의 나침반이 ‘환경과의 공존과 회복’으로 방향 전환을 이루고 있다. 2026년 현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초저탄소 하이킹(Zero-carbon Hiking)’이 전 세계 아웃도어 마니아와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빠르게 파고들며 새로운 스포츠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초저탄소 하이킹은 단순히 산길을 걷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여행의 출발부터 귀가까지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제로(0)에 가깝게 통제하는 전 과정형 친환경 스포츠다. 참가자들은 목적지까지 개별 자가용을 이용하는 대신 전기 열차나 광역 대중교통을 이용해 트레일 입구에 도착하며, 산행 중에는 화석연료 버너 대신 보온병이나 자연 친화적 고체 연료를 활용한다. 장비 역시 석유계 합성섬유 대신 버섯 균사체나 재생 나일론으로 제작된 생분해성 배낭과 트레킹화를 착용하는 것이 기본 매너로 통한다.

과거의 친환경 산행이 “자신의 쓰레기를 되가져간다”는 소극적 의미의 LNT(Leave No Trace) 수칙에 머물렀다면, 초저탄소 하이킹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트레킹 도중 외래 침입 식물을 제거하거나 등산로 훼손 구간을 보수하고, 이동 중 마주치는 폐기물을 수거해 플로깅(Plogging)을 실천하는 ‘자연 플러스’ 활동이 산행의 필수 코스로 결합되어 있다. 신체 근력을 기르고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운동 본연의 목적과 지구 환경을 정화하는 윤리적 실천을 완벽히 일치시키는 셈이다.

이러한 글로벌 아웃도어의 구조적 변화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능선과 석탄산업의 역사적 숨결을 품은 강원 남부 4개 시·군(태백·정선·영월·삼척)에 대단히 강력한 영감을 던져준다. 과거 석탄을 실어 나르던 해발 1,330m의 운탄고도와 태백산, 가리왕산 일대는 자동차의 진입이 제한되고 오롯이 두 발로 걸어야만 진면목을 마주할 수 있는 천혜의 오프그리드(Off-grid) 트레일을 보유하고 있다. 복잡한 개발이나 인공 구조물 설치 없이도, 걷는 길 자체를 ‘한국형 초저탄소 하이킹 거점’으로 브랜딩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와 환경 훼손으로 몸살을 앓던 국내 관광·레저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강원 남부권의 하이킹 코스를 친환경 표준에 맞춰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기차역(태백역, 영월역, 정선 예미역 등)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연결되는 대중교통 및 친환경 셔틀 네트워크를 정밀하게 구축하고, 걷는 여행자들에게 ‘탄소 저감 인증서’나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연계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동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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